15일 광명농협 대의원총회 투표 장면

광명농협은 15일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10여 명이 공동발의한 ‘조합원의 지위 및 권익향상 기본 규약 제정안’을 표결에 붙여 부결시켰다.

윤승모 대의원은 이날 규약안 제안 설명을 통해 “광명농협 직원은 2000만원까지 연간 1.5%대 특혜금리를 받지만 조합원은 법규상 우대금리 적용 지침에도 불구, 그런 특혜금리가 없다. 조합원에 대한 이런 상대적 차별을 시정하자는 취지에서 권익향상 규약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익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직원에 대한 1.5%특혜금리가 맞다고 시인했으나 개선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집행부는 또 광명농협 직원의 연봉 논란과 관련해 2019년을 기준으로 광명농협직원 120명의 평균 연봉은 1억1700만원으로, 경기도 4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역농협 직원들의 연봉이 억대를 초과한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그 실상이 정확하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규약안은 이처럼 최근 농협이 조합원 권익보다 직원 이익을 우선하는 조직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을 반영, 직원과 조합원 처우 비교 정보를 공개하고 조합원 권익침해를 감시하는 권익옹호참여인을 설치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병익 조합장 등 농협 집행부는 “새 규약안이 제정되면 하위 규정도 손봐야 하고 일이 복잡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집행부가 대의원에게 통보한 자료에 따르면 규약안에 대한 이사회 심의 결과 “다수 이사들이 부적절한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

이날 무기명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에는 재적 78명 대의원 중 71명이 참여, 찬성 31대 반대 39(무효1)표로 규약안을 부결시켰다.

한편 규약안 부결 소식을 접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원도 직원과 동등하게 1.5%우대금리 대출을 받게 하자는 취지의 규약안에 대해 집행부가 앞장서 반대해 부결시킨다면 도대체 그들은 왜 존재한단 말이냐. 언어도단이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농업협동조합법과 지역농협의 표준정관은 ‘농협은 조합원의 사회적 경제적 권익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농협이 조합원의 권익실현을 위한 조직임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광명농협의 일부 조합원들은 규약안 부결에서 보듯, 조합원 권익에 반하는 행태의 원인과 실상을 점검하고 조합원 권익 실현을 위해 설립된 농협 본래의 목적을 재확인하기 위해 조합원총회 소집 또는 조합원결의대회 개최 등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