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견례

입력 : 15.09.09 00:24|수정 : 17.06.12 21:29|광명매일신문|댓글 0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진 이들을 누가 죄인이라 하겠는가마는...

 

남자는 전라도, 여자는 경상도다. 고로 이들의 사랑은 성립될 수 없다.

불현 듯 찾아온 사랑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국경, 나이, 심지어 요즘에는 성별의 차이로도 떼어놓을 수 없는 게 사랑이다.

죽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전라도 놈.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경사도 년. 극중 남녀의 부모가 바라보는 고정관념이다. 이는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생긴 원한이기도하다.

고교시절 야구선수였던 남녀의 두 아버지는 라이벌 관계였다. 일부러 겨냥한 데드볼과 포수에게 시켜 다리를 불구로 만들었던 기억이 이들을 원수로 만들었다.

여자가 25살이 넘으면 똥값이 된다는 아버지의 말. 여자는 남자에게 하소연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남자는 죽음을 불사하고 부산으로 향한다. 여자 어머니의 생신 파티를 기념해 겸사겸사 결혼 승낙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서울말 써야 한 데이~~~” 남자는 고속버스에서 연거푸 표준어를 되 낸다.

여자의 가족과 처음으로 맞닥뜨린 저녁 식사 자리. 메추리알이 목에 걸린 남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여자의 아버지는 응급처치로 남자의 흉부를 압박한다. 가까스로 메추리알이 목구멍에서 툭 튀어나오는데 하필 고모의 가슴골에 안착한다.

어쨌든 남자는 여전히 혼수상태. 침대로 옮겨진 남자의 엄지손가락을 바늘로 딸 때 터져 나온 말, ‘음메 따가운 거~~’ 그것도 모자라 깨어난 남자가 한 마디 더 한다. ‘시방 여기가 어디란가?’ 사태를 파악한 남자는 둘러댄다. 전라도 광주 거리를 헤매는 꿈을 꿨다고......

첫 대면부터 어찌 불안 불안한 이들의 만남.

이윽고 다가온 엄마의 생신 파티 시간. 지역 유지인 아버지는 이웃들을 대거 초청해 스테이크를 썰며 왈츠를 추는, 식순에 의해 진행되는 그런 파티로 성대하게 치른다. 우아하고 고매한 그 자리에서 고모에 의해 까발려지는 남자의 출생비밀.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치를 떨며 분해한다. 그 때,

‘이런 씨부럴’ 난데없이 터져 나오는 어머니의 사투리. 알고 보니 전라도 벌교. 꼬막은 물론이거니와 입에 담기 힘든 욕으로 고장을 알린다는 그곳. 바로 엄마의 고향이었다. 여태 몇 십 년간을 숨기고 살아온 것. 더는 못 참겠다며 고향이 그리워 남편도 자식도 다 버리고 떠나버린다.

결말은 역시 해피엔딩이다. 둘의 사랑? 물론 이뤄졌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만은 아니다. 사랑의 진실함, 너 아니면 안 된다는 둘의 절실함이 아버지들의 마음을 움직인 거다.

아무 생각 없이 웃기만 하면 되는 영화지만 굵직한 질문 몇 가지를 영화는 던진다. 너의 사랑은 절실한가? 너는 지금 무엇에 목을 매고 있는가? 과연 그것이 합당한가, 아니면 쓸데없는 편견에 불과한가.  

송새벽, 이시영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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